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임기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기조로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자국 산업 보호를 목표로 ▲고율 관세 부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대중국 무역제재 등의 조치들을 시행하거나 시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대표적인 예로 2018년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무역확장법 232조)했으며,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고율 관세를 부과(무역법 301조)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자동차에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한미 FTA 재협상을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은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대미 무역 산업과 금융시장, 한국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에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한국 수출 산업에 미친 영향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조치는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한국의 대미(對美), 대중(對中) 수출이 모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이는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1. 철강·자동차 산업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70% 정도로 제한해야 했으며, 이는 업계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또한,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었으며,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도 연장되면서 자동차 산업 역시 영향을 받았다.
2. 반도체·전자산업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IT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도 영향을 받았다. 특히,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제한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이 위축되었고,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졌다.
3. 무역 구조 변화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으로 인해 한국의 무역 의존도에 변화가 발생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출다변화 전략을 모색해야 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연계된 중요한 경제전략 변화로 이어졌다.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친 파급 효과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조치는 이미 한국 경제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금융시장, 환율, 기업의 글로벌 전략 변화 등의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를 계속해서 가져올 것이다.
1. 금융시장과 환율 변동성 증가
미국의 보호무역정책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환율이 급격히 변동했다. 물론 대내적으로 12월 계엄령으로 인한 정치적 상황의 급격한 변화 역시 환율에 큰 영향을 준 요인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될 때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 등에서 안전자산(달러, 금 등)으로 이동했고, 이는 원화 약세를 초래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수입 비용 증가로 인해 제조업 원가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2.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
한국 기업들은 보호무역 장벽을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등 대한민국의 주요 기업들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여 현지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통해 보호무역 조치의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대응 방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도 적극적으로 추진되었다.
1. 수출 다변화 전략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응하여, 한국은 동남아시아, 유럽, 남미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 신남방정책: 한국 정부는 동남아시아의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유럽 및 신흥시장 개척: 유럽연합(EU)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과의 무역을 늘리는 전략이 추진되었다.
2. 현지 생산 확대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
- 미국 내 생산 증가: 한국 기업들은 보호무역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미국 내 공장 건설을 확대했다. 예를 들어,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를 추진했고, 삼성전자도 반도체 공장 추가 설립을 검토했다.
- 중국 이외의 생산 거점 확보: 한국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에 생산기지를 확대했다.
3. 통상외교 강화 및 무역협정 활용
- FTA 네트워크 활용: 한국은 기존의 한미 FTA, 한-EU FTA뿐만 아니라, RCE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통해 무역 다변화를 추진했다.
- 통상 외교 강화: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강화하고, 기업들의 무역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4.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
- 반도체·배터리 산업 육성: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
- R&D 투자 확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기술 자립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했다.
결론 및 시사점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정책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와 수출 기업들은 수출 시장 다변화, 현지 생산 확대, 통상 외교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이에 대응했다. 향후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AI 등 첨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